글을 쓸까 말까.여쭐까 말까.몇 달 고민하다...한 번 여쭈어보자..하고 들어와서..또 한 시간여 동안 고민하다..써보기로 했습니다.

딸아이는 이제 두돌이 지났습니다. 25개월째를 보내고 있지요. 딸아이는 푸사의 뛰어난 아이들마냥 행성을 줄줄 외지도..공룡을 줄줄 외지도 않는데..제가 이런 질문을 드려도 되나 모르겠습니다.^^;;'
딸아이가 빠른 발달을 보이는 것인지..평범한 것인지가 궁금해서요.
솔직히 눈에 띄게 특별한 모습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더 궁금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만나는 분들마다...딸아이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시네요.


딸아이는 100일 정도에 [엄마]를 시작했습니다.(또릿하게)
5개월쯤에는[아빠]..7개월쯤에는[이게뭐야?]를 시작했습니다.
돌전후까지 하루종~~일 이게뭐야만 해서 걱정도 했었습니다.넘 오랬동안...이게뭐야에 머물러서...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언어의 진도가 기억나지 않을정도로
가속도 붙어 바뀌어갔고...
22개월쯤 식당에 갔는데[엄마 에디슨이 발명한 전등이네]하고 발걸음을 멈추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23개월쯤 미술관에 갔는데..
그림 하나 하나 앞에서 멈추며..그림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대분분 나무나 꽃 그림 전시회였는데..
[엄마 쉿!! 저 풀잎 뒤에 개구리가 숨어있어]
[아이고 무서워 호랑이가 있네]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으면..3분쯤 움직이지 않고 시선고정입니다.
오늘은 갤러리에 갔는데...전시되어 있는 찻주전자를 만집니다. 작품이라 눈으로 보는거야 했더니..
[따스한 차를 찻잔에 따라서 마시고 싶은데]합니다.


책은 12개월 지나면서 반복이 3개월로 짧아지고 19개월쯤 1개월로 짧아지더니..요즘은 일주일입니다.
안읽으면 하루 3시간..많이 읽으면 5시간 이상..
(겨울보다는 읽는 양이 줄었습니다. 요즘엔 낮에 온동네 다니느라)

책은 프뢰벨테마, 프뢰벨 자연관찰, 프뢰벨 테마위인,토들, 차일드,네오키드(정말 긴 몇 권빼고)줄줄외고..킨더랜드 자연스쿨 반정도 줄줄욉니다.
네버랜드도 금새 반질을 읽었네요.(3일)
짧거나 열번쯤 읽은 책은 시선이 흩어지고, 길고 새로운 책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줄거리있는 어느 정도 긴책을 좋아합니다.집중도 훨 잘하고) 책 낯가림은 거의없고...새로운 거면...잠을 못자고 읽습니다. 그리고 열흘이 채 안되어...새로운걸 찾습니다.(24개월에 들어서 더 심해졌습니다) 어떤날은 웁니다. 왜그래? 물으면
[재미있는 책이 없어서 울었어]합니다. 또 바꾸라는거지요
요즘은 전집대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한글은 알려달라고 가지고 오는 편인데..그만 하자하면..
울면서 더 한다고 하는 날이 많습니다.통문자 넘어서 낱글자와 문장을 하고 있습니다.그냥 혼자 넘기면서 외우고..혼자 단어로 찌개를 끓입니다. 말하자면 단어로 혼자 상상놀이를 합니다. 사자라는 단어를 보면...사자와 상상놀이..사냥꾼 단어를 보면..또 사냥꾼과 상상놀이..그렇게 놀다 모르는 단어가 있거나 헷갈리는 단어가 있으면 가지고 옵니다.[엄마 이건 뭘까?](전 카드를 만들고..한 번 이야기로 주욱 읽어주는 것이 다입니다.)
이리 보면 약간 다른 아이들보다 빠른듯도 합니다만...이제 그 반대의 경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어학원에 갔는데...다른 아이들은 부직포에 공던져서 동물 맞추는것을 한 번보고 따라하는데..(모든 아이들이 처음하는 수업이었습니다) 딸아이만...공을 던지라는 선생님 말씀에..땅으로 공을 던지는 것입니다. 전 내심 실망했으나..말은 너무나 잘했다 했습니다. 제가 텔레비젼이나 비디오를 전혀 보여주지 않는데...혹여 그것과 상관이 있을까요?!!

그리고 아직도 기저귀를 차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강압적으로 무섭게 말해본적은 없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똘똘한 아이가 스스로 가려주지 않네요.
변기에 다른 인형들을 쉬~시키면서...자신은 숨어서 하니.
[엄마 오줌쌌어요.치워주세요. 얼른요]
이렇게 말하면서 안가리는건...저의 부족함 일런지요...

아마데우스를 1년째하고 있는데...
처음 12개월에 갔을때는...다른 아이들이 산만하게 움직일때도..내내 집중만 하던 아이가...어쩐일인지..24개월에 들어서면서..몸을 뒤집고...노래도 안따라 부릅니다.
음악선생님도...드문 일이라고 하십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늘 반복하는 수업이라..그런가 싶은 생각과...음악에 별 관심이 없나하는 생각 두가지 입니다.음악학원은 그만두려고 합니다.

말이 좀 빠르고 또래보다 좀 긴 책을 읽는 평범한 아이를
데리고..제가 괜한 의문을 가지는건 아닌지...
주책스런 엄마라 넘 흉보지마세요...


늘 딸아이를 바라보며 객관적이 되자 다짐하는 편입니다.
제 눈에는 특별해 보여도...이건 오버다..하면서..
그런데...넘 주위분들이 그러시니까...저도 궁금해지네요.
딸아이가 영재이길 바래서 여쭈어 보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무얼 바라기보다...아이를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아이가 원하는 자리가.. 아이의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혹여.. 만분의 일.. 딸아이가 영재라면...그 영재성을 제가 망가트리고 싶지는 않아서 여쭈면서도...좀 민망합니다.

참 말도 많습니다.
별스럽지 않은 말을 이리 주저리 주저리 했는지..
딸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푸름이 아버님을 알고..참 많이 기대고 의지했습니다.(푸사모 분들도)
늘 감사드립니다. 자극도 받고..깨우치기도 하고..배우기도 하는...좋은 모임입니다.

대전에 오시면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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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뽀뽀 님

대전에 갔어도 닉네임 명찰이 없어 인사도 제대로 한번 못한 것 같네요. 어쩜 인사를 했어도 얼굴과 닉네임을 연결시키지 못했는지도 모르지요.
다음번 모임부터는 닉네임을 알 수 있게 모두가 명찰을 달고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이의 발달은 무척이나 좋습니다. 만나는 분마다 딸아이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이유를 알겠네요. 제 느낌으로는 100% 영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7개월에 '이게 뭐야'를 시작한 것도, 책을 읽어나가는 속도도 그렇고, 수준높은 언어의 구사, 한글을 배우고 싶어 울 정도의 배움에 대한 즐거움, 그리고 상상놀이, 대단한 집중력, 이 모두가 영재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가는 속도와 양도 푸름이보다도 훨씬 빠릅니다.
이런 아이들이 푸름이닷컴에서 많이 출현하는 것을 보니 이 나라의 앞날이 그렇게 어둡지는 않군요. 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천재가 나왔던 희랍시대의 교육적 분위기가 다시 이땅에서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대의 경우도 아주 정상적인 발달입니다.
아이가 책을 읽는 것이 감각의 영역이라면 공을 던져 동물을 맞추는 활동은 운동의 영역입니다. 두 영역이 항상 함께 발전하는 것은 아니며 대개 언어영재의 경우는 감각의 영역이 훨씬 먼저 발전합니다. 물론 운동분야의 영재는 운동의 영역이 유난히 먼저 가지만요.
한 아이가 모든 분야의 고른 발달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공평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교육은 그 아이가 잘하는 분야를 더욱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푸름이도 운동의 영역은 늦게 발전했습니다. 반면 초록이의 운동 신경은 푸름이엄마를 닮아 무척 뛰어납니다.
이 운동의 분야는 유전적인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내심 실망하시기 이전에 담뽀뽀 님이 운동을 잘했는지 먼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영재의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지성은 그 나이 아이보다 빠르게는 15~20년이 앞서갈 수 있지만 정서나 대소변가리기 같은 행동은 제 나이를 먹어야 합니다.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어른 같은데 행동은 애기짓이라고 부모가 헷갈릴 수도 있고 행동도 말처럼 번듯하게 해주기를 바랄 수도 있지만 애초에 영재의 특성을 안다면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습니다.
두돌이 지났는데 소변을 못가린다고 염려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가릴 시기가 되면 알아서 가리게 됩니다. 그리고 너무 일찍 소변 가리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이의 정서발달에도 도움이 안됩니다.

아마데우스의 수업은 아이가 지겨워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변화발달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배움을 거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속도를 빠르게 하든가 아니면 그만두는 것이 좋은 것 같네요.
그렇게 빠르게 책을 볼 때는 영어학원이나 문화센터같은 곳을 다니면서 아이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거나 배움을 싫어할 계기를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그나이 때 이곳 저곳 다니면서 부딪치다 보면 지금 보이는 영재성도 쉬 사라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지금 흥미를 보이는 것에 힘을 집중시키세요.
그래서 절정의 깊이를 경험하게 해야 훗날 영어를 배우거나 음악을 할 때도 같은 깊이로 가기를 원하면서 모든 분야에서 깊어집니다.

"재미있는 책이 없어서 울었다"는 아이의 말이 제 귓전에 오랫동안 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