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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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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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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6366
다섯살때는 버스를 타고 미술학원에 다녔고 지금은 아파트 단지내 유치원을 다니는 여섯살 여아의 엄마입니다. 이곳에 올리는게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여러맘님들의 의견을 듣고자 용기내어 올려요.
딸아이는 밝고 명랑하고 몸으로 노는것을 좋아해요. 어릴때 주변에 남자아이들이 많아서 그런것도 같구요. 소꼽놀이나 인형놀이는 혼자서 하거나 제가 놀아줄때는 아주 소극적이지요. 친구들과는 아예 방관하는 편이구요.
이때껏 별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어제 유치원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다가가지도 않고 구경만 하고...어리버리한(제표현) 질문을 한답니다.예를 들어 점심시간에...잡채를 어떻게 먹어요? 친구들이 입으로 먹어~~~ 입으로 어떻게 먹어요? 이런식이랍니다. 워낙 입이 짧아 제가 반찬들을 잘게 잘라 먹여주다 보니 혼자 먹는게 어려웠던지...선생님 말로는 친구들이 보기에 이해가 되지 않는 질문을 하기도 하고 만들기놀이를 해도 친구것을 따라만들고...아이들이 어울릴떄도 방관하기가 일쑤랍니다. 밝고 야무지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었는데..어찌된일인지...지나고 보니 다섯살때 다닌 미술학원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는 함께 다니는 친구가 딸아이에게 못되게 굴어서 그애가 성품이 나쁘다고만 생각했는데..유치원에서도 처음에 제가 친해지라고 붙여준 아이도 어느샌가 우리 딸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무시를 하더라구요. 그제서야 우리 딸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지나치게 소심하고 소극적이라 같이 노는것 마저 상대가 거절할까봐 다가서질 못합니다. 그리고 제가 무슨 말을 하면 꼭 미리 앞서 부정적인것들을 생각하고 염려합니다. 성격의 문제인데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어젯밤 저는 한숨도 못잤네요. 다 엄마탓인거 같아서요. 우리 아이는 특별히 좋아하는 책도, 인형도 없고 옷입기라던가 식사라던가 그외 모든 일상에 있어서 관심도가 떨어집니다. 하지만 밝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거든요. 유치원 재밌니? 하고 물으면 밝게 재밌다고만 해서 엄마인 저도 아이의 교우관계에 대해서 신경을 안썼습니다. 제가 나서서 친구들을 만들어준다해도 아이의 성격이 변하지 않는한 다 떨어져 나갈것 같아요. 아주 평범한 가정에 사랑을 듬뿍 받으며 큰 외동딸인데요.
저는 우선은 아이에게 혼자 할수 있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아이의 자립심도 키워주고 지식도 넓혀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답답해서 참을수가 없네요. 엄마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소아과 상담을 받아야 할까요...소아과 상담을 통해 아이가 소극적인 성격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바뀌는데 효과가 있다면 그쪽도 생각이 있는데 추천할만한 곳도 좋고. 경험담도 좋고요... 여러가지 조언을 듣고 싶어요....
마임 님
아이가 친구와 사귀지 못한다고 해서 걱정할 것은 없다고 봅니다.
마음에 맞으면 친구를 사귀는 것이고, 안맞으면 안 사귈 수도 있지요.
다만 쓰신 글의 내용 중
"제가 무슨 말을 하면 꼭 미리 앞서 부정적인 것들을 생각하고 염려해요"라는 구절과
"우리 아이는 특별히 좋아하는 책도 인형도 없고 옷입기라던가 식사라던가 그 외 일상에 있어서 관심도가 떨어집니다"라는
구절에 제 마음에 걸립니다.
이것은 아이가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엄마가 먼저 해주어 자발성을 키워주지 못한 경우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뜨거운 것을 만지려할 때 엄마는 "안 돼, 하지마" 하면서 아이를 무조건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손을 붙잡고 조심스럽게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줄 때 아이의 자발성은 증가합니다.
밥을 먹을 때도 아이가 혼자 먹으려 하면 밥상을 따로 차려 혼자 먹을 기회를 주어야 하지요.
비록 그당시 밥상 주변은 엉망이 되지만 아이는 수저쓰는 것을 배움과 동시에 무엇이든지 혼자서 해보려는 자발성이 증가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안쓰럽게 생각해서 엄마가 먹여주면 그 이후에 아이들은 스스로 하는 힘이 약해지고 엄마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엄마는 사랑을 듬뿍 주었던 만족감을 느낄지 모르지만 그것이 진정한 배려깊은 사랑은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아이가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엄마가 답답해하면 아이는 점점 의존적이 될 것입니다. 아이의 능력을 정확히 읽고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은 엄마가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유도하시기 바랍니다.
상담을 받아야 할 사람은 아이가 아니라 엄마인 것 같네요.
먼저 어떤 환경에서 아이가 성장하는지 엄마가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