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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 강의실

질문 답변

내적 불행에 대해 가르쳐주세요

 

오늘은 아이의 문제가 아닌 제 문제 해결을 위해 조언 구하려고 해요.


아이가 날 힘들게 할 때 이곳에 와 하소연을 하고 따뜻한 댓글과 공감으로 위로받고 가곤 했는데, 요즘엔 2~3일 간격으로 찾아와 여러님들의 질문과 답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반성도 하고, 다짐도 하며 힘든 육아를 즐거운 육아로 만들어 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배려'와 '공감', 마지못해가 아닌 '기꺼이' 모두 제겐 너무나도 힘든 과제이네요.


기꺼이 배려와 공감을 한다고 애쓰고는 있는데, 이상하게도 아이는 어리광이 더 늘고, 매사에 짜증과 화, 장난스런 폭력이 더욱 심해져가고 있어요. 호전반응이겠지, 곧 좋아지겠지 생각하면서도 불안하기도 하네요.


푸닷의 많은 글들을 읽으며, 근본적인 이유가 나의 내적 불행에 있다는 것, 내면의 아이를 달래주지 못해 그렇다는 것을 알고, 내적불행 책을  읽어보았어요. 그런데, 여전히 제 내적불행이 무엇인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사실 전 제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부족하고, 죄책감, 자격지심도 많고, 말재주가 없어 제 감정 표현도 서투르고, 사실의 전달조차 횡설수설할 정도로 말로 하는 것은 영 젬병입니다. 예를 들면, 제법 공부는 잘 했지만 과외를 제대로 못해 봤어요. 누굴 가르치기 위한 전달력이 부족해서인지 늘 제 속만 답답하고 타더라구요. 또,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서도 이야기는 잘 들어는 주지만, 대화를 이끌어 가거나 화제를 만들어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기는커녕 이상하게도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제가 끼면 찬물을 끼얹은 듯 착 가라앉는 경우가 다반사이고요. 그래서 대인관계 역시 굉장히 편협하죠.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생각도 너무 의식해 제 속의 말도 잘 못하고, 고민이나 갈등은 거의 혼자 해결하는 편이구요. 오죽하면, 친정 가족들에게 조차도 남편과 싸운 이야기나, 제 실수 같은 부분은 얘기하지 않는답니다. 아니 못한답니다. 회사 사람들이나 시댁식구들하고의 관계도 해가 갈수록 편해지고 좋아져야 할 텐데, 늘 처음 만난 사람들처럼 거리감이 있고 오히려 상대편에서 절 더욱 불편해하는 것도 느껴집니다.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전 정말 못났네요. 이렇게 내적 불행이 너무 많아 오히려 뭐가 내적불행인지 제가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잠시 제 어린 시절을 돌아봅니다.

경제적으로 궁핍한 가정의 1남 4녀 중 막내. 

학력이 짧은 부모님은 항상 경제문제 해결에 허덕이시느라 저희를 돌볼 여유는 없으셨던 것 같아요. 터울이 많은 형제와는 어린 시절 별다른 기억이 없고, 2살 터울의 언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의지했지만, 언니는 늘 저를 귀찮아하며 피해다니고, 구박하고, 무시했었어요... (제게도 동생이 있었다면, 얼마나 귀찮을지 이해는 가요..) 욕구불만을 울음으로 표현했었는지 어릴적 별명이 울보였어요. 지금 제 아이디도 울보라는 뜻이네요. ㅜ.ㅜ


한글도 떼지 못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저학년까지는 나머지 공부를 할 만큼 학업에서도 뒤쳐져 있었지만, 머리가 늦게 트였는지 3학년 이후 중,고등학교 때는 전교 등수가 손가락에 꼽혔네요. 하지만, 공부 말고는 내세울 만한 게 없었어요. 흔히 말하는 인기 있고 잘나가는 친구들 무리에 끼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고, 늘 조용하고 친구가 없는 아이들 사이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지낸 편이고, 사춘기도 크게 문제없이 보내긴 했지만, 제 속의 감정이나 문제들에 대해 언니들이나 부모님과 대화는 해 본일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가족들과 대화가 서툴어요. 친구들에게도 표면적인 문제들만 서로 나눴던 것 같고요. 친구들이 셋만 모여도 제게는 좀처럼 말할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고, 사실 딱히 할 이야기도 없긴 하지만. 늘 그냥 고개만 주억거리며 아... 내가 이 무리 속에 있긴 있는 건가 존재감이 의심스러울 때도 많았어요. 그러면서도 그 무리를 등돌리지 못하고, 어떻게든 그 무리 속에 일원이 되길 원했던 것도 같네요. (이건 지금까지도 그렇고요.) 또 그런 작은 무리 속에서도 사람들이 눈과 귀가 제게 집중이 되면, 얼굴이 빨개지고 숨이 차 목소리가 떨리고 하려던 이야기가 뭔지 오리무중이 돼 버리고.... 그러니 대학에서나 회사에서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는 프리젠테이션은 정말 상상하기도 싫을 만큼 무서운 일이었어요. 업무상 뭔가 잘못된 일에 대해 설명하다 보면, 제 잘못이 아닌데도 당당하게 이야기를 못하니 결국은 제 잘못처럼 결론 나 버리는 경우도 많아요...


두서도 없고 일관성도 없지만, 제 자신에 대해 이렇게 글로 표현하고 보니 정말 제가 하찮아지네요.


내적 불행을 치유하신 선배님들. 또는 푸름이 부모님.

이런 저의 내적불행, 어디서부터 어떻게 치유해나가야 하는지 도움 주실 수 있을까요?

너무도 어려운 질문이라 감히 도와 달라 말하기도 죄송스럽네요.

제가 저를 사랑해야 아이에게도 온전한 사랑과 배려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창피함을 무릅쓰고 글 남겨요.

 

                                                                                                             [닉네임: 나키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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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키무시님.


이렇게 표현 할 용기를 가진 님을 칭찬 합니다.


자라온 과정에서 수치심이 내면화 되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게 되지요. 먼저 다른 사람이 나의 내면에 있는 수치심을 알까봐 항상 경계하게 되지요. 더 이상 가까워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말이 없어지고 어느 선 이상 가까워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을 밀어 내게 됩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수치스럽기에 고립을 선택하게 되고, 마음은 늘 외롭고 공허하게 되지요. 이 공허함을 채우는 것은 강박과 중독 입니다.


님의 글에는 그런 외로움이 느껴지네요. 또한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고통스럽기에 감정을 마비시켜 감정표현을 부끄러워하는 것도 함께 느껴집니다.


하지만 "제가 저를 사랑해야 아이에게도 온전한 사랑과 배려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마지막 구절에는 치유와 성장을 위한 용기와 님이 가지고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내면의 힘이 함께 느껴지네요.


내적불행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푸름이닷컴과 같이 존재를 그대로 인정해주는 그룹이 있어야 합니다. 이 그룹을 통해 이전에 부모에게서 받지 못했던 존재에 대한 사랑인 배려 깊은 사랑을 받게 되면, 우리는 이전에 마비 시켰던 우리의 감정에 대면하는 용기를 가지게 되지요.


어릴 적 버림받은 경험은 너무나 고통스럽기에 대부분은 그 고통을 회피 합니다.우리의 감정에 대면한 다는 것은 어릴 적 버림받았을 때 느꼈던 수치심을 다시 몸으로 느끼는 것 입니다.저는 이것을 수치심이 우리 몸을 통과 한다고 표현 합니다.머리로 부끄럽다는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몸으로 견디기 고통스러운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지요. 이런 과정을 존 브래드 쇼는 초기 고통 작업이라고 표현 했습니다.


다시표현하면 초기 고통 작업은 너무나 수치스러워 방어기제에 의해 자신의 무의식으로 밀어 넣었던 어릴 적 상처 받은 내면 아이의 감정을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주는 과정입니다. 그 아이의 상처를 눈물로 치유하고 애도 하고 ,자신이 무엇을 잘해서가 아니라 존재하기에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 가는 과정이지요.


이제 님은 치유의 여정을 시작하셨습니다. 쉬운 길은 아닙니다. 그러나 다시 돌아 갈 수도 없는 길입니다. 그러나 그 길을 님 혼자 갈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가 함께 가면 됩니다.


우리보다 먼저 그 길을 갔던 사람들, 앨리스 밀러, 존 브래드 쇼, 스캇 펙 같은 사람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길이 있습니다. 존 브래드 쇼의 "수치심의 치유"나 앞으로 한두 달 이내에 푸른육아에서 발행될 "천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드라마" 같은 책이 치유와 성장의 여정에서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님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아무도 모릅니다. 어떤 것이 숨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일단 시작하면 자신의 자아가 길을 안내해 줄 것 입니다. 다만 조심하실 것은 성장을 재촉하지 말아야 합니다. 감정이 올라 올 때 마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대화를 나누시면서 가면, 긍극적으로 평온과 자유가 님의 내면에 가득 찰 날이 올 것 입니다.


님을 마음속으로부터 응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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