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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생태

[만4세] [생태관찰] 억새일까 갈대일까?

[생태관찰]


억새일까? 갈대일까?

 

 

 


 


다수결로 결정된 황당 사건

군대동기들과 철원 금악산을 오르던 때의 일이다.

능선을 따라 산을 오르다 마주치게 된 억새 군락,

산등성이 가득 햇살을 등지고 하얗게 흔들리는 억새풀의 

장관을 우리는 잠시 멈춰 넋 나간 듯 바라보았다.

물결치듯 흔들리는 억새풀 사이로 햇살이 부셔졌다.

아!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까?

이런 땐 정말 표현력이 부족함을 탓하게 된다. 

 

같이 갔던 동기들 역시 마찬가지여서, 

이 모습을 보고 터져나온 단어라는 것이 고작

‘여자의 마음은 갈대’ → ‘흔들리는 여심’ → ‘여자의 변심은 무죄’ ..... 

이런 풍광 앞에서도 대화의 소재는 여자로 흘러간다. 

(바리는 다 그렇습니다..... ^^)


무심코 “갈대가 아니라 억새같은데..” 라고 한 말이 

도화선이 되어  갈대냐 억새냐에 대한 논쟁이 이어졌고, 

결국 내기로 이어진다.

그냥 감으로 억새라고 알 뿐, 정확한 구분을 몰랐던 나는

K군이 “나, 생물학과거든?”이라는 말에 점점 더 자신이 없어지고...

“생물학과”로 표가 몰리면서 대세는 순식간에 '갈대'로 기운다.

 

내기의 결과는?

억새인지 갈대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결국은 다수결로 ‘갈대’라는 결론이 났다.

(다수결에 밀려 내가 술을 샀다는 ... 참 슬픈 사연)

갈대가 아니란 건 알겠는데, 뭐라 설명할 수도 없고.....

 

 

갈대와 억새의 다른점

정확한 차이를 몰랐을 때는 막연히 

갈대 = 대나무로 연상했다. 다만 대나무와 달리 

가을이 되면 누렇게 갈색으로 변하는 대나무.

(그래서 ‘갈대’로 불렀을 것이다 라고 생각한 것이다).

갈대의 줄기를 보면 대나무처럼 곧다. 

대나무처럼 속이 비어있으며(억새는 속이 차있다), 마디도 있다.

잎의 생김새도 비숫하고, 잎이 나는 방식도 

대나무처럼 어긋난다(호생).

억새가 풀의 이미지와 가깝다면 갈대는 대나무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 하지만 이런 구분은 전혀 

근거 없는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된 것이 잎의 모양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 요 착한 것들이 친절하게도 

“우리 둘은 이렇게 달라요” 하면서 잎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억새는 갈대와 달리 잎 가운데 

아디다스 줄무늬처럼 하얀 줄이 선명하게 나있다.

(위쪽이 갈대라는 걸 알 수 있겠죠?)

그냥 외형만 봐도 억새는 갈대보다 잎이 좁고 긴 형상이고,

탁색인 갈대에 비해 잎의 색상도 윤기가 돈다.

(억새 잎의 양쪽 가장자리는 톱날처럼 

날카로운 톱니가 있어 손을 베기도 한다)

다른 요소는 제쳐 놓고라도, 이 하얀 

줄무늬 하나만으로 둘을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

 


두 번째 구분 포인트는 갈대와 억새의 꽃이삭이 핀 모습이다.

 



 

갈대는 위의 두 사진에서 보다시피 

나무가 가지를 치듯 사방으로 갈라진 가지 끝에 

이삭이 열린다.


 


 


억새는 마치 붓처럼 기다란 줄기가 가지를 치지 않고,

긴 줄기 하나에 이삭이 다닥다닥 붙어서 열린다.

 


 

늦가을이 되어 억새의 이삭이 다 여물면,

긴 줄기 하나에 다닥다닥 붙어 있어 잘 보이지 않던 녀석들이 

갓털이 자라면서 서서히 형체를 드러낸다.

이렇게 비행준비를 마친 이삭은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에 날려 

퍼져나가는 것이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갈대와 억새는 분명하게 구분되지만,

이들이 사는 주소를 보고도 구분이 되기도 한다. 

사는 동네가 다르기 때문이다.

 

억새의 종류가 많아 물억새처럼 물과 친한 종자들이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물을 싫어해서 물이 없는 곳이면 

아무 곳에서나 잘 자란다고 한다.

산등성이처럼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 억척이들이다보니

산에서 만나는 것은 대부분 억새라고 보아도 된다.

 

반면 갈대는 물을 좋아한다.

주로 강이나 습지 등 물 주변에 모여 산다.

간혹 산에서 자라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나 

아마도 근처에 계곡이 있거나 지하로 물이 흘러가고 있을 것이다.

물론 키에서도 둘의 차이가 나긴 하지만, 

키 작은 갈대를 많이 보았기에 키로 구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억새는 2미터가량 자란다 하고, 갈대는 3미터가량 자란다 한다.

 

 

#

갈대와 억새가 어느 정도 구분된다면 억새를 더 살펴봐야 한다.

내기할 때 자신이 없었던 이유 중 하나가 

‘억새’와 ‘참억새’ 사이의 혼돈 때문이었다.

이삭의 색으로만 구분했던 당시에는 하얀색이면 

무조건 억새였고, 렇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면
갈댄지 억샌지 다시 혼동이 되기도 했다.


 



 

 

정확한 구분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위쪽 사진처럼 

약간 자주빛이 나고, 이삭이 달린 줄기가 

엉성하게 나있으면 그냥 ‘억새’이고,

오른쪽 사진처럼 고운 빛깔로 가지런히 이삭줄기가 

난 것이 ‘참억새’라고 한다.

 




 

좀 더 가까이서 보면 둘의 차이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위쪽이 ‘억새’, 아랫쪽이 '참억새'이다.

 

참고로 old 한 세대들만 아는 노래 (제목이 뭐더라??)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라는 노랫말의 ‘으악새’란

날아다니는 새의 종류가 아닌 이 ‘억새풀’을 말하는 것이라 한다.

(한동안 으악새가 어떤 새일까를 궁금해 한 적이 있었다.)

 

 

#

10월이면 상암동에 위치한 하늘공원에서 억새축제가 열린다.

명성산, 천관산 등 억새 축제들이 곳곳에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기에는 하늘공원 억새축제가 좋다.

순천만 갈대축제와 영화 JSA의 배경이 되었던 

신성리 갈대밭도 가볼만 하다.

 

 

 

P.S.

가족과 함께 하늘공원에 억새를 보러 갔던 날.

4시 반쯤 공익요원이 돌아다니며 그만 내려가라고 한다.

우리 바로 옆에서 다정하게 손잡고 지나가던 

70대 노부부의 대화 내용.


부인 : “아니, 아지꺼정 날이 훤~한디, 왜 사람들을 내쫓는겨?”

남편 : “아, 여기 갈대 숲을 봐~. 

이 속에 젊은 남녀가 들어가면 뭔 짓을 하는지 어찌알것어. 

둘이 너무 뜨거워서 불이라도 나면 어쩔라그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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