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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 강의실

질문 답변

큰딸인 전 왠지 모를 책임감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전 항상 머리 속으로 뭔가를 떠올립니다.

 

컴퓨터바탕화면에 아이콘이 몇 개인지, 은행별로 남아있는 돈이 얼마인지,

월급에서 고정으로 나가는 돈, 고정으로 나가고 나면 얼마가 남는지를

데스크 카렌다에 적어놓았는데 그걸 일일이 생각합니다.

 

엉뚱한 것들을 계속 생각하느라 정작 중요한 곳에 에너지를 쓰지 못합니다.

정리하고 설거지 하고 빨래하는 데는 에너지를 쓰지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하는 데는 에너지를 쓰지 못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공무원이셨습니다.

딸셋을 아버지의 많지 않은 월급으로 키우셨지요.

그중 큰딸인 전 왠지 모를 책임감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적은 월급을 받는 일을 했지만..

전 집 식구들에게는 돈을 펑펑 썼습니다.

쥣불도 없으면서 있는척했습니다.

 

그렇게 쓰다 보니 돈이 조금씩 불기 시작해 7백만원이 넘어섰습니다.

돌려막기를 해 결재를 하곤 했습니다.

저희 집 식구들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제가 카드빚이 그렇게 많았는지..

 

결혼하고 나서부터 조금씩이지만 부지런히 갚아 나갔습니다.

그 빚이 저에겐 제목을 조르는 밧줄이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다 갚고 백만원 정도 남아있습니다.

남편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너무 미련하고 바보같이 살아왔다는 게 부끄러웠습니다.

 

처음 카드빚이 생기고 부터 돌려막기를 하는 동안 제 스스로 정해놓은 것이 있었습니다.

절대로 연체는 안 된다. 연체돼서 식구들이 아는 일은 절대 없어야한다.

그래서 10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연체 한 번도 안했습니다.

매달매달을 결재일이 다가오기 전 수첩에다가 철저하게 기록하고 체크해서 결재를 했습니다.

 

결혼 후 신랑월급에서 쪼개서 조금씩 갚아나갔지만

그 빚 다 갚고 나면 막혔던 제 속이 뻥 뚫릴 것 같습니다.

저참 미련하지요? ㅠ

 

지금은 돈이 없으면 아이 책도 안 사준답니다.ㅜ

제 머리 속이 영양가 없는 생각들로 가득 찬 것이 이것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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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박칼린]

 

 

박칼린님.

 

어릴 때부터 돌보는 역할을 하셨네요. 그렇기에 고유한 자신의 존재를 찾기는 어려웠을 것 입니다.

 

자신이 고유한 존재가 되지 못하면 수치스럽지요. 그 수치심을 커버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주어야 하지요. 그것이 님에게는 벅찬 것이지만 수치심을 감추는 것이 더욱 중요 하지요.식구들이 알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자신의 수치심을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 입니다.

 

혼자 큰 짐을 지고 힘드셨네요. 돈 보다는 수치심을 감추는 것이 더욱 힘들었지요.

 

마음의 벽이 두꺼우면 돈을 모우는 것도 어렵습니다. 자신이 좋은 것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무의식에서 생각하기에 중요하지 않은 곳에 돈을 낭비하지요.

 

생각이 많다는 것도 일종의 수치심을 방어하기 위한 방어기제입니다. 생각을 하면 자신의 수치심을 느끼지 않을 수 있지요. 그래서 끊임없이 중요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거나 공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감정을 느끼는 것은 회피하지요.

 

돈을 관리한다는 것은 성장 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축하해요.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만큼 성장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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