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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아이를 달래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29개월, 남)

지난 6월 '배려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 이 책을 읽고 너무 많은 반성을 했었습니다.
가르침대로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아이를 대했습니다.
너무너무 화가 나도 꾹 참고 아이가 자라는 과정이려니 하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3달. 아이는 푸름이 부모님의 가르침대로 자라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아이는 제가 감당할 수 없을만큼 자라버린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참고 달래며, 아이를 이해하고 엄마생각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이젠 어떻게 해야 할지 앞이 막막할 뿐입니다.
너무나도 간절히 도움을 바라며 글을 올려 봅니다.


아이를 이해하려면 많은 설명이 필요합니다.
솔직히.. 써야 한다는 거.. 알기 때문에 더 많이 망설였습니다.

전 27. 남편은 26입니다.
아이는 이제 29개월이 지났구요.
어린 나이에 결혼도 하기 전에 가진 아이라 친정 반대가 너무 심했습니다.
매일매일이 눈물이었고 뱃속에서 7개월이 될때까지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 번 못했던 것 같습니다.
뱃속에서 너무너무 불안했을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7개월에 들어가면서 친정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남편과 같이 살게 되었지만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속상해 눈물지으시는 친정 부모님을 생각하며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허락..아닌 허락이라 동화책 한 권 사서 읽어주지 못했답니다.
집에 가지고 있던 수학 정석을 풀고 피아노를 쳐 주고 일기를 쓰며 태교를 했습니다.

예정일 두 주가 지나도 아이는 뱃속에서 나올 생각을 안 했습니다.
14일이 되던 날 병원에 검진을 가서 바로 제왕절개를 했습니다.
아빠를 쏙 빼 닮은 아이를 보며 너무나 행복했지만 친정엄마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5일동안 한 번을 오지 않으셨습니다.

지금도 단행본 한 권 살때마다 남편에게 뭐라 말해야 하나 미안하기만 하지만 2년 전에는 더 힘들었습니다.
아이가 백일이 될 때까지 책 한권 사주지 못했습니다.
목을 가눌 수 있을 때까진 무릎에 눕혀 놓고 이야기를 하고, 아이를 무릎에 앉혀 놓을 수 있을 떈 달력 그림을 들고 아이에게 이야기 해주고 아이가 허리를 세울 수 있게 된 후엔 거울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100일 선물로 동생이 선물한 촛점책 5권이 아이의 첫 책이었습니다.
빳빳한 보드북이 좋았는지 화려한 색깔이 좋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이는 그 책을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아이를 보면서도 전 다른 책을 사 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6개월이 되었을 때 15권.. 19,000원을 내고 사 준 책이 제가 아이에게 처음으로 선물한 책이었습니다.
동화책을 처음 본 아이였는데 아이는 한 번도 책을 거꾸로 놓고 본 적이 없었습니다.
금달걀을 낳은 암탉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가 책을 찢고 또 찢고.. 찢은 종이를 들고와서 이야기해달라 하고...
책 15권이 테잎 투성이가 되게 보고 나자 친정에서 돌 선물로 소빅스베베를 들여주었답니다.

20개월이 될 때까지 아이의 책은 앞에 말한 저것들이 전부였습니다.
아이에겐 너무 미안했지만 다른 엄마들이 말도 안 된다 말씀하시겠지만 전 정말 책을 더 사 줄 수가 없었습니다.
20권 남짓되는 소빅스 베베의 책을 매일 30번이 넘게 읽고 또 읽었습니다.
생후 2개월부터 지금까지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자 본 적이 없는 아이를 데리고 앉아서 해 줄 수 있는 건 읽어 달라는 대로 책을 읽어 주는 것 뿐이었습니다.

아이의 발달은 느린 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6개월이 안되서 엄마라는 말을 시작한 아이는 돌이 될 때까지 한 마디를 안 했습니다.
제가 없다고 생각되면 방문을 열고 나오면서 엄마를 불렀지만 책을 보여 달라 할 때도 책만 들고 제 앞으로 와서 무릎에 앉던 아이였습니다. 16개월이 될 때까지 필요한 몇 단어만 하던 아이는 17개월에 들어오자마자 문장을 바로 만들어 이야기를 했습니다. 경찰차를 가장 좋아하던 때라 차를 타고 다닐 때면 항상 경찰차를 찾아 주는 게 어른들의 일이었습니다. 평소에는 경찰차를 보면 "경찰차"라는 말만 하던 아이였는데, 길가에 있던 경찰차를 못 본거 같아 아이의 이모가 "지호는 옆에 있던 경찰차 못 봤지?"하는 이모의 말에 "나도 경찰차 봤어"라는 말을 또박또박 했습니다. 말문이 트인 아이는 18개월에 제가 매일 읽어주던 '쌩쌩 나는 비행기'라는 책을 들고 앉아서 토시 하나 안 틀리고 그 책을 다 읽었습니다. 아이가 책을 다 외웠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아이를 보고 너무 놀라 책을 넣어주기 시작했습니다. 대여를 해서 보여주고 또 보여주고..

전 푸름이닷컴을 너무 늦게 알았답니다.
솔직히.. 예전에 알았다면 책을 못 사주는 제 모습을 원망하며 속만 끓였겠지요...
아이가 26개월쯤.. 푸름이 닷컴에 가입을 하던 그 때도 전 아이가 한글을 알고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그 힘들다는 읽기 독립 과정도 없이 혼자 책을 보고 있습니다.
아이가 언제 한글을 익혔는지 전 알지도 못합니다.

워낙 자존심이 강한 아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알기 전까진 노래 하나 따라 부르지 않는 아이입니다.
남들은 동요를 따라 부른다고 자랑하던 시기에도 아이는 한 소절을 따라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19개월이 지나고 아이는 제가 불러줬던 노래를 모두 부르고 있었습니다.
요즘 영어에 빠진 아이는 혼자 있을 때만 영어 노래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보고 있으면 허밍으로만 음을 따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알지 못하는 노래는 절대 부르는 법이 없습니다.

아이의 머리가 나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3달.. 설명을 하면 쉽게 알아듣고 이해를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주 수요일 새벽 5시. 밤을 새고 있던 아이가 초코우유가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직 슈퍼 문을 안 열었어. 햇님 뜨고 슈퍼 아저씨가 문 열면 엄마랑 같이 가서 사자."
"난 지금 먹고 싶어."
"엄마도 지금 사 주고 싶지만 지금은 살 수가 없어."
"그래도 먹고 싶은데 어떻게 해."
여기까지는 전과 똑같았습니다.
헌데 그 다음부터는 제 대답도 없이 아이 혼자 독백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뭐? 엄마랑 같이 가 보자구? 그럼 지호가 옷을 입을께. 뭐? 슈퍼에 가도 문을 안 열었을거라구? 그럼 마트에 가면 되지. 뭐? 지금은 차가 안 다녀서 갈 수가 없다구? 그럼 아빠차를 타고 가면 되지 뭐? 아빠는 자야 된다고? 그럼 엄마가 운전하면 되지 뭐? 깜깜해서 운전을 못 한다고? 그럼 슈퍼에 한 번 가보자 뭐? 가도 문을 안 열었을거라구? 그럼 가서 기다리면 되지. 뭐? 나가면 춥다고? 이불로 꽁꽁 싸고 가면 되지."
처음엔 기가 막혔습니다.
한 마디도 끼어 들 수가 없게 혼자하는 말들은 제가 지금까지 아이를 설득하면서 했던 말이었습니다.
한 번.. 그러고 말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십번씩 아이는 트집을 잡아 저렇게 혼자 말을 하면서 결론을 냅니다.
결국은 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아이는 달랠 방법이 없이 울어버립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유난스럽게도 잠이 없는 아이입니다.
일주일 내내 자는 시간을 합쳐도 60시간을 넘기는 법이 없습니다.
지난 주까진 아침 10시쯤 잠이 들어 오후 4시에 일어나면 11시쯤 한 시간 자는 것이 전부였구요,
요즘은 새벽 2시쯤 잠이 들어 아침 8시쯤 일어나고 오후 3시쯤 30분에서 1시간 30분정도 자는 게 전부거든요.
잘 놀다가도 잠이 온다 싶으면 말로 다 못할 정도로 짜증을 부립니다.
너무 화가나서 제가 집을 나가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하지만.. 절대 그대로 잠이 드는 법은 없습니다. 한 시간쯤 짜증을 내고 잠을 이기면 다시 방긋방긋 웃으면서 애교를 부리거든요..
제가 화가 났다 싶으면 혼자 앉아서 책을 보고 제 기분이 괜찮아 보이면 아이 혼자 놀이를 해 줍니다.
"엄마 지호가 수박 줄께. 조금만 기다려 이것만 자르면 돼. 쓱싹쓱싹. 엄마 아 해봐. 야미야미해? 아 해봐.. 에이 아직 입에 남았네. 꼭꼭 씹어 먹어. 이제 다시 아 해봐. 와~ 엄마 정말 다 먹었는데. 조금만 기다려 내가 다시 잘라서 줄께."
"엄마 지호가 자동차 드라이버야. 끼이익~~ 차가 멈췄네. 갑자기 차가 멈췄는데 뭐가 필요하지? 그래. 기름을 넣어야지? 주유소가 어디지? 엄마 기름 가지고 와. 자 지호가 기름 넣을께. 3만원입니다. 기름이 다 찼네. 다시 출발."
아이는 보통.. 저런 이야기를 혼자 하고 놉니다.

눈치를 너무 많이 보는 아이여서 더 속상합니다.
할머니에게 지호가 책을 보면 엄마 아빠가 좋아한다고 말을 하는 아이입니다.
한 순간도 제 옆에서 떨어져 있지 않으려 하는 아이입니다.
엄마와 이야기 하고 있는 모든 사람을 경계하는 아이입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아이를 달래줘야 하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아이에겐 아직도 제 사랑이 부족하기만 한가 봅니다.

한 가지 더...
책을 보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한 번을 물어보지 않고 혼자 알아보다가 결국 울고 있습니다.
누가 도와주는 걸 너무나도 싫어하는 아이라 더 곤란합니다.
아이가 궁금해 하는 것을 종이에 적어 옆에 놔 줘도 떄는 이미 늦어 있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건가요...

정말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힘들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답니다...


철규각시님

아이는 지금 제1반항기의 절정에 와 있으며 더불어 상상의 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영재성도 풍부히 가지고 있는 아이입니다.

이때쯤의 아이는 소유욕도 급격히 증가 하지만 아직 과거와 미래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고 자기의 행동을 조절할수 있는 힘도 약합니다.

새벽 5시에 초코우유를 먹고 싶다고 했을 때 엄마는 아이를 설득 하려고 했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설득이 아닌 이해와 공감을 더 원했는데 설득하려 했기에 끝내 아이는 뒤집어 집니다. 그때는 초코 우유가 먹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지금가면 가게 문은 닫혀 있겠지만 한번 가보자 하면서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것이 배려 깊은 사랑입니다. 그과정에서 아이는 배려 깊은 사랑을 받았음을 느끼며, 엄마에 대한 신뢰감이 증가하고, 깜깜한 밤에 가면 안된다는 분별의 능력도 증가 합니다.

아이가 이전에 엄마가 했던 말을 흉내내며 상상의 말을 하는 것은 상상력이 증가한 증거 이니까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상상이 생생하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의 발달도 좋다는 의미입니다.

아이는 엄마에게 강한 애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예민한 아이중에는 아빠가 쳐다보는 것을 거부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런 애착은 엄마의 사랑이 차고 넘쳐야 만 다른 사람을 부드럽게 대하게 됩니다.

혼자 어떤일을 하려 하는 것은 자기주도성이 발달하는 증거 이기에 바람직합니다. 지금은 모든 것에서 이기려하고 택도 안되는 일을 자기가 하려하며 안되면 징징됩니다. 전능한 자아가 우세한 시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며 조금더 지나 유능한 자아가 우세해 지면서 점점 사라질 것입니다.

아이가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분별력이 강한 아이이며 발달상황도 좋습니다. 이런 아이를 키우려면 엄마가 공부를 좀더 열심히 하면서 아이의 발달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합니다. 더불어 엄마의 그릇도 넓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