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독립에 도움이 되는 그림책 시리즈(1)
번역본이 출간 되기 전, 미국에 사는 지인이
2-3세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보내 준 책이
모 위렘스의 <비둘기를 늦게 재우지 마세요>였습니다.
단순한 그림, 연필로 쓴 듯한 큼직한 서체가 마음에 들었죠.
세서미 스트리트의 작가이자, 칼 데곳 상을 받았던
작가라는 정보만 검색해 보고 말았습니다.
번역본이 나오고 나서야 책을 읽어 봤습니다.
4권의 시리즈 모두 책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독자와 대화하는 형식입니다.
<비둘기를 늦게 재우지 마세요>를 보세요.
<비둘기를 늦게 재우지 마세요>
반쯤 눈이 감긴 비둘기가
“나는 하나도 졸리지 않아요.” 하며
그 밤에 핫도그 파티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안 된다고요?"
천연덕스럽게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 표정.
"칫!"
바로 팔짱을 끼고 삐침 모드로 들어섭니다.
그러면서 어떻하면 잠을 안 잘 수 있을까 궁리를 시작하죠.
"오늘밤 텔레비전에서 재미있는 비둘기 쇼를 한댔어."
"그 쇼를 보면 똑똑해 진다고 하던걸요?"
한쪽 다리만(왼쪽 그림) 살짝 구부리며 애교스럽게 말하죠? ㅎㅎ
비둘기 쇼를 보면 똑똑해 진다는 말로 엄마를 꼬셔보기도 하고,
"딱 오분 만 더 있다가 자고 싶다"고 조르기도 하고,
"오분 늦게 잔다고 큰 일 나는 거 아니잖아요"
하며 설득도 해봅니다.
그러다 눈이 슬쩍 감기며 하품을 하네요.
'하마터면 잠들뻔 했어!' 하는 표정으로 졸음을 쫓아냅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까만 눈동자가 콩알 만해졌군요.
잠에서 깨어나려고 날개짓도 해보고,
축 늘어진 몸으로 밤하늘의 별을 세어보기도 합니다.
이제는 잠을 안 자기 위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합니다.
"어떤 학자가 비둘기는 잠을 자지 않아도 된대요" 하며
과학적 근거를 찾아보기도 하고,
(고개를 든 상태에서 눈을 지긋이 감는 자세를 취하네요),
"오늘만 늦게 자고 내일부터는 일찍 잘게요"하며 협상도 합니다.
"꼬마 토끼가 더 있다 자고 싶대요!"
"이렇게 귀여운 꼬마 토끼의 부탁을 거절하실 거예요?"
하며 토끼의 핑계를 대기도 하네요.
(이 토끼 인형은 모 위렘스의 다른 작품에도 나오는 토끼)
하지만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크게 하품을 하며, 들고 있던
토끼 인형까지 놓치고 말았네요.
하품을 하고 난 후 갑자기 정신이 번쩍들었어요.
이제는 정면으로 바라보고 서서 변명을 합니다.
"아! 이건 절대로 하품이 나니에요!
그냥 기지개만 켰다고요."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눈꺼풀이 저절로 감기고, 다리는 풀리고.....
결국 비둘기는 잠이 들고,
처음 등장했던 아저씨가 나와 마지막 인사를 하죠.
"여러분, 참 잘했어요. 정말 고마워요."
상당히 절제되었지만, 간단한 동작과 표정만으로
비둘기의 마음 변화를 읽을 수 있는 그림입니다.
엉뚱한 행동과 표정, 동작 속에는 잔잔한 유머코드가 있어요.
잠을 이기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비둘기를 통해 잘 드러냈습니다.
아이들과 대화하는 듯한 형식이 낮설지 몰라도
아이들은 재미있게 받아들입니다.
글씨도 크고, 글이 많지 않아 혼자 읽기에는 아주 좋은 책입니다.
현재까지 총 6권이 나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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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와 꿀꿀이(전10권)
덩치는 크지만 소심해서 걱정이 많은 코끼리 코보,
밝고 명랑하지만 덤벙대는 꿀꿀이 피기,
성격이 다른 두 친구가 다투고, 소통하고, 화해하고,
노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곧 또래 관계를 배워야 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림책이죠. 간결하고 짧은 대화, 풍부한 의성어, 의태어,
코끼리와 꿀꿀이의 표정이 글을 읽고 싶게 만들어요.
코끼리와 꿀꿀이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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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윌렘스의 다른 작품으로 "내 토끼 시리즈"(2권)이 있어요.
흑백의 배경 사진에 칼라로 캐릭터를 그려넣어
선명하고 감각적인 그림책을 만들었어요.
내 토끼 시리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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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모 윌렘스 작품을 좋아한다면 작가 사이트도 방문해 보세요.
http://www.mowille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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