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사진!!
내셔널지오그래픽 자연관찰
자연관찰 책을 만들다가 망한 적이 있어요.
자신 있는 분야였고, 책을 만드는 팀이 각 분야의
생태 전문가들이어서 쉽게 생각했던 것이 패인이었어요.
자연에 미친 사람들과 일을 하니
사진 선정부터 마찰이 일어납니다.
당연히 상품성(제품의 질)을 고려해 배경이
흐릿하면서 특정 피사체만 선명하게 부각이 된,
세련되고 있어 보이는 사진을 넣고 싶겠죠.
하지만 생태 전문가들의 생각은 달랐어요.
대부분의 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 환경과 비슷한 모습으로 위장하기에(의태),
있는 그대로를 보여 줘야만 자연과 생태를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삼광조라는 새의 둥지 사진을 샘플로 보여주며,
"이런 사진이면 좋겠다" 했더니...
이렇게 사진을 찍으려면 배경이 나오지 않도록
둥지 주변의 나무를 다 잘라내고,
둥지만 남겨두고 찍어야 한다고...
실제로 삼광조는 그렇게 드러난 곳에 둥지를
만들지도 않고, 또 사진을 찍기 위해 둥지 주변의
나무를 자르고 나면, 바로 천적들 눈에 띄어
삼광조는 죽고 만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돈이 되는 상업 사진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자연책에 실린 사진을 가져와
연출한 사례를 지적하는데,
정말... 말을 잇지 못하고 바로 수긍했어요!
다른 대안으로 자연 그대로의 사진을 사용하되,
소위 누끼라 해서 컴퓨터에서 배경을 삭제하면
어떨까 싶었는데, 역시 위장을 한 상태에서의 사진은
그 자체가 선명하지 않고, 사진을 보정해서
편집을 했더니, 새 책이 아니라 중고책 같아 보여요.
자연을 정직하게 전달하려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10권을 편집해 보고 포기하기로 했죠.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하려다 회사가 먼저
망할 것 같았어요. ^^
동강할미꽃 서식지가 훼손 된 건, 멋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주변의 풀을 다 없앴기 때문이고,
안개를 연출하기 위해 연막탄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물론 모든 작가들이 다 그렇다는 것도 아니지만.
때로는 교육이라는 목적을 위해 연출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기도 하지만, 자연을 찍은 사진을 보다가
연출의 단서가 보일 때마다, 당시 이해하지 못했던
생태팀의 주장이 지금은 이해가 되요.
제가 만나 본 생태 전문가들은
(세렝게티 팀, KBS 환경 스페셜 팀 등)
한 겨울과 한 여름에, 적도나 극지에서 결정적인
장면 한 컷을 찍기위해 위장을 하고(땅속에서)
한 두달씩 살았던 사람들이라, 생존과 적응에서는
정말 뛰어나지만, 가정에서는 이혼 위기...ㅠㅠ
이런 프로들 중에서도 "하이 클라스"의 프로들만
모인 팀이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진팀이죠.
"사진은 우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진들은
정보 전달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 최재천 교수
"정확한 정보 전달"이라는 것이
<내셔널지오그래픽 자연관찰>의 가장 큰
장점이자 차별점이예요.
정확한 정보 전달이 꼭 "뛰어난 화질"을
말하는 것은 아니예요. 망원렌즈를 사용해
망점이 흐리게 보이기도 하지만, 생생하게 살아있는,
손대지 않은 자연을 사실대로 담았다는 뜻입니다.
그러다보면 다른 자연관찰 책에 비해
사진이 흐린 것이 많아요.
그건 단점이 아니라 이 책의 장점입니다.
내용 면에서도 깊지도, 얕지도 않은 적정 수준,
불필요한 글도 없이, 딱 사실만 그대로 전달해줍니다.
책을 보며 배꼽잡고 웃었던 부분이 있어요.
페이지 중간중간 퀴즈와 넌센스 퀴즈가 나와요.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일찍부터 아재개그를 알려줍니다.)
Q. 아기 하마가 바퀴벌레를 잡지 못해 쩔쩔매자
아빠 하마가 뭐라고 했을까? (내가 하마!)
Q. 폭발하는 화산을 막겠다고 외치는 말은? (내가 마그마!)
Q. 바다거북과 공놀이를 할 때 뭐라고 할까? (받아, 거북아!)
Q. 바다거북이 병원에 간 까닭은? (속이 거북해서!)
Q. 지진이 화산에게 진 이유는? (틈을 보여서)
Q.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고래는? (술고래)
Q. 펭귄이 다니는 중학교는? (냉방중)
Q. 늑대가 다니는 대학교는? (늑대)
Q. 입으면 추운 티셔츠는? (아이스 티)
Q. 고양이 네 마리가 괴물이 되면? (포 켓 몬스터)
Q. 세상에서 제일 추운 바다는? (썰렁해)
Q. 꽃게는 왜 꽃을 잔뜩 샀을까? (꽃병에 꽂게)
ㅋㅋㅋ
구성은 식물이 없지만, 이것도 장점이 되요.
동물편과 <미라>, <화산>, <폭풍>, <돌과 광물>
포함 골고루 30권
재정가를 매겨서 가격은 겨우 135,000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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