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닷에 입문한지도 7년째네요..
지금 9살이 된 우리 승기가 20개월 때, 책육아를 우연히 알게되어 푸닷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런곳이 있구나.....신세계다 싶었습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서 왔는데 제가 컸지요..
우리아이가 자동차에 푹 빠졌을 때 밤낮 할것없이 자동차놀이를 원없이 하게 해주었고,
자동차로 놀면서 한글도 떼고, 저 멀리 쌩 지나가는 차만 봐도 그 차의 이름을 알 정도로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아마 제가 성장하지 못했다면 아이의 몰입을 방해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푸름아버님께서는 자동차책으로만 책장 벽면을 채우고 있는 집을 보시고 감탄을 했다고 하셨더랬죠.
저희집도 벽면까지는 아니더라도 자동차책이 책장 네칸으로 빽빽해질 즈음,
아이는 이번엔 기차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토미카 책을 보던 중에 그 책에 나와있는 일본기차에 매료되었나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자기가 가장 아끼는 프라레일 기차와 인사를 나누고 레일위에서 작동시키며 하루일과를 시작합니다..
지하철 노선도를 보고 전지에 역 이름을 쓰며 놀기도 하고,
유튜브에 기차로 검색해서 책에 나온 기차와 같은 기차가 나오면 너무나 좋아합니다..ㅎㅎ
자동차를 한참 좋아할 때 샀던 토미카책은 일본어로 된 원서인데,
저는 아이가 일본어를 읽게 되면 저 책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의논 끝에, 학습지로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한지 6개월쯤 되었네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했지요...
정말, 아이는 놀라운 습득력을 보입니다..
3개월만에 히라가나, 가타가나를 모두 외우고 토미카 원서를 너무나 재밌게 읽습니다
일본어 읽는 재미에 빠져서 마트에 가면 일본과자는 꼭 사야합니다.
신카리온 이라는 일본 만화를 다운받아 달라고 해서, 그런 만화는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봤더니
집에 한장 있는 토미카 dvd에 광고로 나오는 만화이름을 일본어로 읽고 나서 알았다고 합니다...
일본과 대한민국 축구경기를 할 때도 아이는 일본을 응원하더랍니다..ㅎㅎ
일본어를 알고나자 제일 좋아하는 나라가 일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본기차에 더욱더 깊게 빠지기 시작했어요
인터넷으로 일본기차를 계속 찾아보고, 프라레일 기차를 사기 위해 돈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저한테는 '엄마 일본어좀 공부해~ 이것도 모르면 어떻게 해!' 라며 잔소리도 합니다...;;;;;;
기차로 시작했는데 일본까지 왔네요...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면 확장은 금방입니다. 단, 아이의 눈빛을 따라가야 합니다. 아버님 말씀처럼요..
몰입은 책만이 아닙니다, 책은 읽지도 않고 계속 놀이만 해도 아이는 성장해갑니다
저는 그것을 우리 승기에게 배웠어요..
낮에는 정말 책을 1도 읽지 않고 자기전에 고작 세네권 읽는게 다였어요
나머지 시간은 모두 놀이입니다. 자동차놀이, 기차놀이, 간간이 그림그리기, 종이접기,블럭 등등....
유아기 시절에는 정말 아이가 만족할정도로 놀아야합니다.
자동차에 몰입했을 세살부터 여덟살 초반까지는 어딜가나 자동차를 들고 다녔어요..
여름에는 밖에서 밤 11시까지 놀이터에서 자동차놀이만 했어요
아침먹고 나와서 자동차놀이, 점심먹고 나와서 자동차놀이, 저녁먹고 나와서 자동차 놀이...ㅎㅎㅎ
생각만 해도 토나오는 시간들이었네요...
저의 인내심이 이토록 좋은 줄 몰랐습니다..ㅎㅎㅎ
갑작스레 생긴 둘째로 인해, 가고싶은 기차역, 지하철역에도 마음껏 가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아이는 저 나름대로 즐기고 있습니다.
자기는 철도대학에 갈거라는 우리 아이...
좋아하는 것이 있고 마음껏 즐길 수 있어서 저는 참 우리아이가 부럽네요...
우리아이가 중학생이 되어도, 고등학생이 되어도 여전히 즐길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럴려면 제가 더 노력하고 더 더 많이 성장해야 되겠지요..
대한민국에서 부모노릇을 한다는 것은 항상 따라다니는 불안을 이겨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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