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손가락을 새어
문제를 푸는 방식에서 차츰 기억에서 사실을
인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다시 말해 유아의 뇌는 이용할 만한 장기기억이
적기 때문에 셈을 할 때 손가락 이용과 같은
접근 가능한 자원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기억을 더 많이 습득할수록,
인출할 수 있는 기억의 선택폭이 더 넓어진다.
상황이 흥미로워지는 건 이 시점에서다.
학습할 때 우리의 기억은 열심히 작동해서
사실만이 아니라 경험도 불러낸다.
우리의 많은 경험은 장기기억 안에 저장된채
불러내면 이용될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의식하건 의식하지 않건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이런 경험들을 더 잘 연결시킬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접하면 뇌는 열심히 작동해서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기억을 찾아내려 하고,
이는 새로운 정보나 개념을 거리를 두고 보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는 항상 이런 관련성을 찾고,
더 많은 기억에 접근할수록 새로운 문제에
관련짓고 새로운 개념을 파악하기가 더 쉬워진다.
이렇게 관련을 짓는 것은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의 하나다. 뿐만 아니라
이 관련성 요인이 왜 어떤 사람은 남들보다
어떤 것을 더 쉽게 학습하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 사람들은 어떤 새로운 정보나
개념에 관련지을 기억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학습은 똑똑한 정도보다는 기존에 축적된
경험의 정도와 더 많은 관계가 있다.
교육자들은 이 연구 결과로부터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아마도 우리는 내용을 암기시키는 데 힘을 쏟기보다는
새로운 정보를 학생의 기억에 이미 저장되어 있는
오래된 정보와 연결하는 방법을 찾는 데 더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할 것이다.
학생에게 새로운 개념을 가르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학생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관련짓는 것이다.
이것이 학습이 더 개별화되어야 하는 이유다.
#
어느 책에서 발췌해 둔 것인지 모릅니다.
아마도 <평균의 종말>이거나 <공부의 미래>
둘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두 책의 맥락은 비슷합니다.
"학습의 마테효과", 즉 머리가 좋아서
더 많은 내용을 더 빨리 배우는 게 아니라,
이미 듣고, 보고, 배운 배경지식이 풍부한
아이라서 더 빨리 배우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손가락으로 셈을 하던 경험이 풍부할수록
손가락 없이도(기억만으로) 셈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한 번 읽었던 책을 시간이 지나 재독, 삼독을
할 때는 바로 이해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심지어 쉬운 책은 목차만 읽어도 내용 전체가
이해되는 경우도 있어요.)
#
꼭 책이 아니어도 이야기를 많이 듣은 아이는
이해력이 빨라집니다. 기존의 지식(혹은 정보)과
연결고리가 많을수록 금방 이해하고
오래 기억합니다.
늘 지도를 보는 이유도 수많은 연결고리를
만들어주기 때문이고요, 교육나들이에
체험, 답사 이야기를 올리는 이유도 이런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주면 스스로 책을 찾아 공부하게 될
확율이 훨씬 더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교육나들이 바로가기
https://www.purmi.com/sub/community/board.php?boardId=31&smn=2_6&b=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