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일본의
"다나카 고이치"씨는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역대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 중 교수나 박사처럼
감투가 없는 수상자 중 두 번째였고,
대학원도 아닌 학사출신 연구원으로 첫 번째입니다.
(연구소에서 학사출신은... 버티기 힘들어요.)
도호쿠대학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했는데요,
그나마 가족 문제로 방황하며 1년 유급,
5년 만에 대학을 졸업합니다.
소니에 입사원서를 냈지만 떨어졌고, 지도교수의
소개로 시마즈 제작소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시마즈 연구소에서 담당한 업무는
단백질 분자의 질량을 측정하는 일.
여러 종류의 단백질을 구별하려면 단백질이
파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온을 만들어
질량을 측정해야 하는데, 레이저로 분자량과
질량을 파악하려면 강한 빛과 열로 단백질
시료가 타 버리거나 부서진다고 해요.
다나카 고이치씨는 단백질을 보호할 수 있는 용액을
개발하기 위해 200여 가지 시약을 농도와 비율을
바꿔가며 몇 년간 실험을 거듭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실수로 아세톤 대신 글리세린을 시료에 섞었는데,
실수했다는 걸 알았지만 그냥 버리기기 아까워
레이저로 글리세린을 증발시키는 과정에서 분자량이 큰
단백질도 이온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노벨 화학상을
받게 됩니다.
실수로 위대한 발명을 하게 된 경우는 많아요.
페니실린의 발명도 실수로 인한 것이었고,
3M의 포스트잇도 실수로 탄생했습니다.
마지못해 일을 했다면 그냥 실수로 끝났을 수도 있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즐겼기에 실수를 해도 변화된
결과를 놓치지 않고 계속 파고들 수 있었죠.
"수많은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한 우물만
파 온 게 수상의 배경이 되었다."는 그는 수상 소감을
준비하다 한국어나 일본어에는 있는 "아깝다"
(일본어, 모타이나이)는 단어가 영어에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버리기에는 너무 좋다'는 의미로
"be too good to throw away"를 사용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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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 저, <단어의 사연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했다면 20년 동안
한 회사에서 같은 연구를 하기도 힘들었겠지만,
이런 행운도 오지 않았을 것 같네요.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길 수 있기에 꾸준함이나
그릿(Gtit)이라 불리는 투지도 생기는 법입니다.
육아도 가볍게, 즐기는 마음으로 하면
화 낼 일도 줄어듭니다.
